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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소다 마사히토(曽田正人),『스바루』(昴, 2000~02) **** 만화 비평





소다 마사히토(曽田正人),『스바루』(昴, 2000~02) ****

일본 연재 : 월간 『빅 코믹 스피릿츠』(2000~02)
한국 출간 : 학산문화사 (2001~04)
권수 : 현재 11권


참조 링크

위키피디어 : 소다 마사히토 : http://ja.wikipedia.org/wiki/%E6%9B%BD%E7%94%B0%E6%AD%A3%E4%BA%BA
위키피디어 : 스바루 : http://ja.wikipedia.org/wiki/%E6%98%B4_%28%E6%BC%AB%E7%94%BB%29
빅 코믹 스피릿츠 홈페이지 : 소다 마사히토 인터뷰 : http://www.bigcomics.shogakukan.co.jp/salon/room_32.html
소다 마사히토 공식 홈페이지 : http://www.sodamasahito.jp/main.html
만화 규장각 서평 : 김경미 : http://www.kcomics.net/comicsBook/Comics_view.asp?in_outorder=2004070752&cp=&gotopage=3#REVIEW


내 별점 : ****



만화『스바루』論


작성일: 2007-09-30
글 : 임준형



목차


Ⅰ. 들어가며: 이 만화는 특별하다

Ⅱ. 만화가 소다 마사히토 (曽田正人, 1968~ )

Ⅲ. 소다 마사히토 만화의 특징


   1. 주인공의 특징
   2. 연출과 작화의 특징

      ⑴ 거침없는 얼굴 클로즈업  
      ⑵ 과감한 앵글
      ⑶ 화면 밖으로 튀어나올 듯한 인물들의 폭발적 움직임 
      ⑷ 소결

Ⅳ. 만화 『스완』(スワン, 1976~83) 과의 비교

   1.『스완』이 정적(靜的)이라면 이 『스바루』는 동적(動的)이다.
   2.『스완』과 『스바루』: 작화 스타일의 비교
   3.『스완』은 "소녀 만화", 그렇다면 『스바루』는?

Ⅴ.『스바루』의 특징 1: 설정과 전개


   1. 설정
   2. 전개


Ⅵ.『스바루』의 특징 2: 예술의 본질에 대한 치열한 탐구

   1. 비정(非情)한 예술가들의 세계: 신에게 선택된 자들의 전장(戰場)
   2. 그들이 예술을 하는 이유: 예술이 데려가 주는 극도의 황홀경에 대하여
   3. 예술, 그 너머: 예술은 인간을 어디까지 데려갈 수 있는가에 대하여


Ⅶ. 스바루의 사랑, 그리고 연재 중단

Ⅸ. 나가며: 『스바루』의 연재 재개



Ⅹ. 참조 자료

자료 1: 소다 마사히토 인터뷰
자료 2: 모리스 라벨 작곡, 발레 [볼레로] (Bolero, 1928) 영상클립








만화『스바루』論

글 : 임준형



Ⅰ. 들어가며: 이 만화는 특별하다

이 만화는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 중 하나다.
(가장 좋아하는 만화 BEST 5 중 하나에 들어갈 것이다)
4년전 쯤 이 만화를 처음 보았을 때도 굉장히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 강한 충격과 전율을 느꼈고
최근 다시 감상했을 때 역시 처음 감상하던 당시 못지 않은 감동을 받았다.

소다 마사히토의 만화의 특징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전율"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마치 마법과 같다
ㅡ 이 작가의 모든 만화에서 독자는 그의 폭발할 것과도 같은 열정에 이끌려 
형용하기 어려운 전율과 감동을 느끼게 된다.

소다 마사히토의 만화가 발산하는 저 특별한 아우라는
이 작품 『스바루』에서 가장 강렬하게 체험할 수 있으며
필자는 이 작품에서 필자가 느꼈던 감동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이 글을 쓰고자 한다.

(2002년에 연재가 중단되었던 『스바루』는
2007년 8월 『빅 코믹 스피릿츠』에 『MOON』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재개하였으나
필자는 아직 『MOON』을 감상하지 못한 관계로
이 글은『스바루』에 대한 감상에만 국한하여 쓰는 것으로 한다)






Ⅱ. 만화가 소다 마사히토 (曽田正人, 1968~ )

1990년에 『GET ROCK』이라는 작품으로 데뷔한 소다 마사히토는
『스피드 도둑』(シャカリキ!, 1992~95) (총18권)
『출동 119구조대』(め組の大吾, 1995~99) (총20권)
『스바루』(昴, 2000~02) (총11권)
『카페타』(capeta, 2003~ ) (2007년 현재 11권)

매 작품마다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뚜렷이 각인시키면서도
완성도 또한 높은 수준의 뛰어난 작품들을 발표해왔다.

그 중에서도 이 작품 『스바루』는 소다 마사히토의 가장 뛰어난 자질들이 남김없이 드러나 있으면서도 
또 그의 최고작이자 그 역시도 "필생의 작품"이라고 말하고 있는 작품이다.
『스바루』는 제반사정에 의해 2002년에 11권의 발매를 끝으로 연재가 중단 되었었으나
작가가 2007년 8월 월간 『빅 코믹 스피릿츠』에 『MOON』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재개함으로써
30대가 지나기 전에 반드시 이 작품을 꼭 다시 시작하겠다는 독자와의 약속을 지켰다.
(참조 : 소다 마사히토 공식 홈페이지 : http://www.sodamasahito.jp/main.html)





Ⅲ. 소다 마사히토의 만화의 특징


1. 주인공의 특징

그의 만화의 주인공들의 특징은 간단하게
' '광기'(狂氣), 혹은 '불꽃 같은 것'을 마음에 품은 주인공들"이라고 종종 말해진다.

(참조 : http://ja.wikipedia.org/wiki/%E3%82%B7%E3%83%A3%E3%82%AB%E3%83%AA%E3%82%AD%21#.E4.BD.9C.E5.93.81.E3.81.AE.E7.89.B9.E5.BE.B4)

『스피드 도둑』(シャカリキ!, 1992~95) 에서의
심한 다리 부상 후 아예 다리를 못 쓰게 될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극도로 격렬한 재활운동을 밀어붙이는 주인공 테루,

『출동 119구조대』(め組の大吾, 1995~99) 에서의
극도로 위험한 화재현장에서 죽음과 가장 가까이 맞닿는 것에서
최고의 희열과 쾌감을 느끼며
언제나 가장 위험한 화재현장으로 달려가는 주인공 다이고,

『스바루』(昴, 2000~02) 에서의
자신이 쌍둥이 남동생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지독한 트라우마를 안게되고
모든 무대에서 생이 끝나버리는 듯한 극한의 퍼포먼스를 추구하는,
그리고 그러한 무대로부터 역시 극도의 희열을 체험하며
더더욱 강렬한 퍼포먼스를 향해 미친듯이 달려가는 스바루,

이처럼 소다 마사히토 만화의 주인공들은
그들의 천재적  재능에 덧붙여
평범한 사람들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극도의 광기에 사로잡혀 있다.

그리고 주인공들의 이러한 광기는
극한으로 과장된 정서와 감정을 전달하는  
작가의 연출력에 의해 언제나 100%로 표현된다.
이러한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소다 마사히토의 작화와 연출의 특징에 대해서는
장을 바꾸어 서술하기로 한다.

(참조 : 소다 마사히토,『카페타』(capeta, 2003~ ) 의 주인공 카페타는
전작들에 비해 보다 대중성을 표방하는 작품의 특성상
이상의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광기에 약간은 미치지 못하는 듯하므로
그에 대해서는 서술하지 않기로 한다)


2. 연출과 작화의 특징

소다 마사히토의 연출 스타일의 가장 큰 특징에 대하여 필자는
폭발역동성이라는 두 단어로 표현하고 싶다.
이러한 폭발과 역동성은 인물의 동세에서 느껴지는 것일 뿐만 아니라
화면에서 느껴지는 감정과 정서에서까지도 강렬하고 빈번하게 일어난다.
그리고 작가는 연출과 작화를 통해 그것을 이뤄낸다.

이 감정을 고조시키는 것도 아니고 "폭발"시키는 것을
작가는 필요할 때마다 아주 단시간 안에 쾅쾅쾅 해내는데
이 솜씨가 아주 기절할 정도로 놀랍다.
이러한 일을 해내는 그의 연출 스타일의 특징을 간략히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⑴ 거침없는 얼굴 클로즈업

커다란 눈과 커다란 입을 가졌으며 무척이나 풍부한 표정을 가진
인물들의 얼굴이 거침없이 한페이지, 혹은 두페이지를 가득가득 채우며
(매우 자주) 거침없이 클로즈업 된다.


⑵ 과감한 앵글

화면의 역동성을 위해서라면 어떤 앵글에서든 과감하게 피사체로 접근한다.
이 만화가만큼 다양한 앵글로 과감하게 접근하는 만화가는 정말 많이 보지 못했다.


⑶ 화면 밖으로 튀어나올 듯한 인물들의 폭발적인 움직임

때때로 한페이지, 혹은 두페이지 전체를 가득 채우며 과감하게 클로즈업된 화면의 인물들은
그것조차 좁다는 듯이 팔과 다리, 혹은 머리의 일부분까지
화면의 경계선에 의해 잘려진채로 화면에 등장한다
ㅡ 마치 화면 그 이상을 보여주겠다는 듯이! 화면 밖으로 튀어나올 듯이! 


⑷ 소결

그리고 이러한 연출에 있어서의 여러 과감한 시도들은 당연히 그 자체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작가는 그의 주인공들의 "광기"(狂氣)와 열정을 표현하기 위해
이러한 과감한 연출 기법들을 극히 적절하게 사용하여 그의 작품을 완성해간다.
아티스트의 화력(畵力)이 이 작가의 작품만큼 강력하게 중요하게 느껴지는 작품도 드물 것이다.
그의 인물들의 성격은 대사나 플롯이 아니라 그의 강렬한 연출과 작화 자체에 의해서 완성되어 간다.

(그러나 그의 작품의 대사와 플롯이 인물의 성격 형성이나 내용 전개에 역할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냐면 그것도 아니다
ㅡ 오히려 이 역시 굉장히 효과적이고 뛰어난 대사와 사건들로 가득차 있어서
이 분야 역시 견줄만한 아티스트가 많지 않다고 생각될 정도다.
다만 그럼에도 이 작가의 작품에서 연출과 작화가 주는 강렬함이 너무 뛰어나서
종종 이 작가의 작품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느껴지는 듯 하다)






Ⅵ. 만화 『스완』(スワン, 1976~83) 과의 비교

아리요시 쿄우코(有吉京子),『스완』(スワン, 1976~83) (총21권)은
작가의 발레에 대한 놀라운 열정과 또 예술 자체에 대한 치열한 탐구가 잘 드러나 있어 
발레 만화의 고전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 작품 『스바루』는 "『스완』이래의 가장 뛰어난 발레만화"라고 일컬어지며
발표 초기 당시부터 만화 『스완』과의 비교를 통해 그 작품성을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스바루』와 『스완』은 둘 다 "발레"를 소재로 하고 있는 점에서만 같을 뿐
그 외의 스타일에 있어서는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다른 만화들이다.
다만 두 작품 모두 예술 자체에 대한 탐구에 천착하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Ⅴ.『스바루』의 특징 2 - 예술의 본질에 대한 치열한 탐구 에서 따로 서술하도록 한다.


1.『스완』이 정적(靜的)이라면『스바루』는 동적(動的)이다.

『스완』이 인물들의 발레 동작을 취한 정지 쇼트들을
미려한 모습으로 하나하나 보여주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
『스바루』의 인물들은 언제나 움직인다 ㅡ 그것도 폭발할듯이!
거칠기 짝이 없는 펜선, 화면 밖으로 튀어나올 듯한 폭발적인 동세ㅡ
게다가 그것은 언제나 인물들의 터질 듯한 감정을 동반한다.


2.『스완』과『스바루』: 작화 스타일의 비교

펜선이 거칠고 지저분하기 짝이 없으며
인물을 미화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는 듯한, 
그래서 언뜻 보기에 리얼리즘적으로 보이는 
『스바루』 의 작화 스타일도 실은 리얼리즘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작가는 인물들의 폭발할 듯한 감정과 움직임을 가장 효과적으로 그려내는 데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다.

정확한 인체 프로포션에 입각한 정확한 신체 묘사를 통해
마치 발레 교본 같은 작화 스타일을 보여주었던 『스완』에 비해,
『스바루』에서 인체 프로포션 따위는 무참하게 무시된다.

비현실적으로 긴 스바루의 목과 팔과 다리, 그리고 매우 둥근 스바루의 얼굴ㅡ
작가의 다른 작품들인 『스피드 도둑』, 『출동! 119구조대』, 혹은 『카페타』 등에서
소다 마사히토는 이렇게 인체 프로포션을 무시한 적이 없었다.
지극히 표현주의적인, 그래서 자신의 연출 의도를 끝없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자신만의 프로포션을 설정한 다음
마치 만화 야마다 요시히로(山田芳裕),『데카슬론』(デカスロン, 1992~99) 에서처럼
극히 비현실적인 인체의 데포르마시옹(변형)과 극히 과감한 앵글을 통해
폭발적인 인체의 역동성만을 묘사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3.『스완』은 "소녀 만화", 그렇다면 『스바루』는?

『스완』은 집영사의 소녀지 월간 『마가렛』에 연재된 소녀 만화였으며
따라서 당시 소녀 만화로 성공하기 위해
소녀 만화의 여러가지 장르 관습을 차용했다.

그렇다면 『스바루』는 어떠한가?
『스바루』의 장르는 무엇인가?
아니, 이 작품을 장르 만화로 볼 수는 있는가?

이 만화 이전까지 발표되어 왔던 발레 만화들은 (어쩌면 당연히) 모두 소녀 만화였고
그러므로 "발레 만화 = 소녀 만화"라는 등식이 성립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만화의 작가인 소다 마사히토는 엄연히 이전까지 소년지에 작품을 발표하던 소년 만화 작가였으며
『스바루』가 발표되던 잡지인 『빅 코믹 스피릿츠』 역시 소년지였다.
그렇다면 이 만화 스바루는 소년 만화라고 볼 수 있는가?
"여자" "발레리나"가 주인공인 이 작품이?

『스바루』의 스탠스는 무척이나 애매하게 보여질 수 있다.
(이 점에서 이 놀라운 작품이 연재 중단이라는 참사까지 겪게 되었으리라고 본다)

그러나 ㅡ 결론부터 말하면 ㅡ
이 작품의 스탠스가 애매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 작품의 진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사견을 말하자면 이 작품은 소년 만화와 소녀 만화의 경계에 선,
그러면서도 두 장르 모두의 장점을 취하여
새로운 경지를 개척해 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이러한 것까지 의도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일단 작가는 발레가 좋아서 이 작품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에)
이 작품은 전술한 바 있는 작가의 소년 만화적이면서도 독창적이고 강렬한 느낌의 작화 스타일에
또 매우 소녀 만화적이라고 할 수 있는 극히 섬세하면서도 격렬한 정서의 전달까지 가지고 있는 
일본 만화의 역사에서도 이례적인 작품이라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Ⅴ.『스바루』의 특징 1: 설정과 전개

과감한 작화와 연출에 이어 이 작품은
플롯에서 역시 일반적인 발레 만화들이 밟아오던 대부분의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고 있다.


1. 설정

이 작품은 스바루가 발레를 하게 시작한 동기를 설명하는
도입부에서부터 놀라움을 선사한다.

스바루는 뇌종양으로 죽어가는 자신의 쌍둥이 남동생과
필사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자신의 죽음을 체험해가며 ㅡ 쌍둥이 남동생이 죽는다는 것은
곧 또다른 자신이 죽는다는 것과 같은 의미였기에  ㅡ 춤을 추기 시작하였고,

그러한 의사소통을 더 잘하기 위해 발레를 배우게 되었으나
남동생의 위독함은 아랑곳하지 않고 발레에만 빠져들다가
결국 그 때문에 남동생을 죽음으로 몰아넣게 된다.

자신이 쌍둥이 남동생을 죽게 만들었다는 상상을 초월하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스바루는
이후 마치 그것이 남동생에 대한 속죄라도 되는 양
발레에 미친듯이 몰두하게 된다.

스바루가 발레를 배우는 것 역시 일반적인 발레 스쿨이 아닌
 스트립쇼나 게이쇼를 전문으로 하는 캬바레에서 이다.
발레를 가르쳐 준 스승은 뛰어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모종의 신체적 결함에 의해 은퇴할 수 밖에 없었던 과거의 전설의 발레리나 히비노 이스즈이다.

(이런 식으로 정파(正派)가 아닌 사파(邪派)의 스승과 방법론으로부터 
뛰어난 기술을 배운다는 것은
스포츠 만화나 기타 격투기 만화 등에서는 꽤 흔한 설정이나
발레 만화에서는 꽤 이례적인 설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스바루는 로잔느 국제 콩쿠르에서
대회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은사 히비노 이스즈의  위독에 대해서도 전혀 몰랐을 뿐 아니라
그녀의 임종조차 그녀가 죽은 후에야 알게 된다.
스바루는 그녀의 죽음조차 자신의 탓으로 여기며 극심한 고통에 시달린다.
(스바루는 쌍동이 동생의 죽음에 이어 은사가 죽은 일까지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이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은
자신이 발레를 하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스바루는 은사의 죽음이라는 또다른 막대한 트라우마를 안게 된다.

그리하여 이러한 개성적인 설정들은  
이 작품에 단지 "독특함" 훨씬 이상의 강점과 설득력을 부여하게 된다.
이 작품 『스바루』는 스바루가 겪어야 했던 잔혹한 경험을 통해,
자신이 남동생을 죽게 만들었다는,
은사를 죽게 만들었다는,
자신이 춤에 몰두할수록 다른 사람들을 죽거나 불행하게 만든다는
지독한 트라우마를 껴안고 춤에 몰두해야만 했던 스바루의 운명의 묘사를 통해
겨우 10대의 소녀인 그녀가 보여주는 터질듯한, 미칠듯한, 폭발할듯한 온갖 감정의 묘사에 대해
강한 설득력을 부여하는 것에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작품에서 작가가 이러한 설정에 대하여 좀 과도하게 집착하는 것으로 보여질 정도로 
이 설정에 대한 부연이 너무 자주 나오는 경향이 있어 약간의 흠이 되고 있긴 한데
이 점은 독자를 상당히 배려해야 하는 대중만화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생각되며  
ㅡ 그런데 자신이 만들어낸 독창적인 설정에 대하여 쿨하지 못한 것은
이미『출동 119구조대』(め組の大吾, 1995~1999) 에서 부터의 이 작가의 결함이긴 했다 ㅡ
앞으로의 전개에서는 보다 나아지기를 바랄 뿐이다)



2. 전개

전개 속도 역시 미칠듯이 과감하다.
『스완』에서 주인공 히지리 마스미가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는데 20 여권이 걸렸다면
"스바루"는 단 5권만에 로잔느 발레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해 버리며,
그로 인해 주어지는 영국 로얄 발레 스쿨의 스칼라십마저 뿌리치고
바로 뉴욕의 프로 발레계로 투신하더니 
급기야는 겨우 10권에 이르러 (겨우 15세의 나이에) 바로 세계정상(프리실라 로버츠)과 대결하게 된다.

숨이 턱턱 막혀올 정도의 급박한 이 만화의 전개는
사건이 하나하나 진행될 때마다
독자의 모든 예상을 비웃으며 그보다 몇 발짝 씩을 더 나아간다.
그 미칠듯한 속도는 마치
죽음을 몇 달 앞두고 죽기 전에 세상의 모든 것을 맛보겠다는 미친 인간의 몸부림처럼 느껴질 정도다.
(너무나도 많은 생명력을 단기간에 불태워서 살아가는 스바루의 인생이
그리 길지 못할 것임이 예고되고 있기도 하다 ㅡ 『스바루』제11권)
그러면서도 이러한 전개에서 어색함이나 어설픔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만큼 이 작품의 연출력은 설득력으로 가득 차 있다)
오히려 "인생은 짧아"라며 숨가쁘게 목표만을 향해 달려가는 스바루처럼,
이 작품 역시 주위를 전혀 돌아보지 않고 그 목표를 향해 미친듯이 달려가고 있는 것만이 느껴질 뿐인 것이다.






Ⅵ.『스바루』의 특징 2: 예술의 본질에 대한 치열한 탐구

『스바루』는 발레라는 예술 자체를 그대로 만화로 표현해낸 작품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작가 소다 마사히토가 자신의 강렬한 개성을 드러내는 데에
발레라는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며
"발레 만화답지 않다"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스바루』가 보여주는 발레에 대한 묘사가 너무 "독창적"이기에
"스바루"의 발레는 전혀 발레답지 않다는 불평이 있기도 하고
"작가가 발레에 대하여 잘 모르는 것 아니냐"라는 비판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소다 마사히토는 오랫동안 발레에 대하여 연구해 온 엄연한 발레 팬이기에
(참조 자료 1 - 소다 마사히토 인터뷰 참조)
"작가가 발레를 모른다"라는 것은 합당하지 않은 비판으로 생각되며,
그리고 작가가 이 만화를 통하여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발레 자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되기에
"발레 묘사가 후져서 만화도 후지다"라는 비판 역시 궤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무엇"에 대한 만화인가?
일단 발레를 주소재로 하고 있기에 발레에 대한 만화인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발레를 넘어서 또 무엇을 추구하고 있느냐이다.

필자는 이 글 앞의 Ⅲ. 만화 『스완』(スワン, 1976~83) 과의 비교 에서
『스완』과 『스바루』 두 작품 모두 예술 자체에 대한 천착을 보여주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서술한 바 있다.

『스완』은 애초에 발레에 대한 만화였으나
그 발레에 대한 탐구가 "예술" 그 자체에 대한 치열한 탐구와 천착으로 까지 이어져
예술 자체에 대한 사유와 성찰에서도 보기 드문 성취를 이루었다고 평가받는다.

이 작품 『스바루』 역시 "발레"에서 시작하고 있긴 하지만,
작가가 이전의 작품들에서도 천착해 오던 "천재"라는 주제와 결합되어
"예술" 자체에 대한 치열한 탐구로 나아간다.
필자가 이 작품을 높이 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 부분 때문이다.

앞서 서술한 "매우 새로운 스타일의 발레 연출" 혹은 "극도로 강렬한 정서의 전달" 역시
이 만화의 가장 커다란 장점들 중의 일부이지만
그것은 초반 1, 2권에서 놀라게 되는 부분일 뿐이고
작품의 중후반으로 갈수록 작가가 보여주는 예술 자체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탐구심에 대하여
경외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예술"과 "천재"에 대하여 치열하게 탐구하던 작품은
그 경지조차 넘어 독자의 상상을 초월하는 사유에까지 이르게 되는데
이 점에 대하여도 서술해 본다.


이상의 주제에 대하여
1. 비정(非情)한 예술가들의 세계: 신에게 선택된 자들의 전장(戰場)
2. 그들이 예술을 하는 이유: 예술이 데려가 주는 극도의 황홀경에 대하여
3. 예술, 그 너머: 예술은 인간을 어디까지 데려갈 수 있는가에 대하여
의 순서로 이하 서술한다.





1. 비정(非情)한 예술가들의 세계: 신에게 선택된 자들의 전장(戰場)

이 작품에서는 비정하고 잔혹한 예술가들의 세계가 남김없이 묘사된다.

작가 소다 마사히토가 이 만화를 구상하게 된 것은
실비 기엠이라는 한 천재 발레리나가
"재능이 없는 사람들이 죽을만큼 노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너무 괴로워요"라고
말하는 내용의 인터뷰를 듣고 충격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한 만큼 이 작품은 예술에서의 "재능" 자체에 대하여
지독히 천착한다.

예술에 있어서 다른 모든 노력들의 가치를 짓밟아 버리는 "재능"이라는 것의 압도적 위치,
그리고 재능이 없는 노력의 슬플 정도의 무망(無望)함ㅡ
이 작품은 그러한 것들을 남김없이 그려낸다.

그들의 승부는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신(神)들의 선택에 의해 끝나있다.
그들의 경기장은 백만명 중의 한 명의 확률에 선택받지 못하면 도전조차 할 수 없는 세계인 것이다.
(스바루의 은사 히비야 미스즈는 발레에 대한 압도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으면서
세계 발레의 정점이라는 파리 오페라좌에 일본인 최초로 입단 자격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조모가 비만이기에 그녀 역시 비만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파리 오페라좌의 입단 자격 시험에서 탈락하고 만다)

쌍둥이 남동생이 죽어가는 것조차 잊고 몰두해야 하고
(『스바루』제1권)
자신을 5년동안 가르친 은사가 죽어가는 것조차 무시하고 몰두해야
(『스바루』제4권)
최고에 도달할 수 있는 비정하기 짝이 없는 예술의 길

이와 같은 발레와 예술의 세계에 대해서 이 작품이 묘사하는 내용을
작품의 주요 대사를 통해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동생을 죽음으로 몰고간 발레 따윈 때려치우고 평생 눈물이나 짜면서 지내는 것도 좋겠지. 하지만 말이야. 남들을 밀쳐내기도 하고 상처 입히기도 하고…, 어쨌든 간에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관철하기 위해선 아픔도 따르기 마련이란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고 싶은 일을 보고도 못본 척 하며 비슷비슷한 인생을 살아가지. 뭐, 어느 쪽이든 나쁘진 않아. 어느 쪽의 삶을 선택할지…. 아마 여기서 너의 '인생에 대한 태도'가 결정될 거다."

(『스바루』제2권)


"할머니가 말이야! 기가 막힌 일이지. 난 두 세대 전, 할머니가 태어났던 순간, 이미 오페라좌에는 들어갈 수 없게 정해져버린 거였어. 엄청난 곳이지? 이런 바닥은 아마 없을 거야!"

"예술의 길을 간다는 건 그런 거다. 이미 신의 시점(視點)에서 선택과 도태가 이루어지지. 네가 발을 들여놓으려고 하는 세계는 그런 세계야."

"신의 시점에서의 도태. 그래도ㅡ 나는 하나의 사실을 믿고 있다. 국적, 인종, 체질, 이 모든 것을 능가하고 긍정하는 압도적인 힘이 이 세상에 오직 하나가 있음을. '재능'이 모든 것을 긍정한다!"

(『스바루』제2권)


"난 발레가 하고 싶어. 그뿐이야. 그 외에는 전부 버려도 좋아. 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거야."

"스바루, 발레를 계속하는 건 상관없지만 고등학교는 가거라. 발레리나라니! 그런 걸로 먹고 살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어. 실패하는 날엔 어쩌려고 그러는 거냐. 세상은 그렇게 만만한게 아니야."

"실패하는 날엔…. 상관없어. 난 그렇게 끝난다 해도, 상관없어."

(『스바루』제3권)


신들에 선택에 의해 이미 승패(勝敗)가 정해져 있는 비정한 세계,
그러한 지독히 무서운 세계를 향해
자신의 재능이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확신도 가지지 못한 채,
0% 에 수렴하는 성공의 확률을 향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불나방처럼 날아 들어가야 하는 예술가의 길.

그 길에 대해 스바루는
"실패하는 날엔…. 상관없어. 난 그렇게 끝난다 해도, 상관없어."
라고 일갈한다.

예술가의 길에 대해 1분이라도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그녀의 말에 전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한 말을 내뱉는 순간의 그녀에겐 예술 이외의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예술 이외의 다른 것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아니 아예 머릿 속에 들어오지 않는다.
어리석은 것이 아니라 그만큼 모든 것을 버릴 정도로 몰두해 있는 것이다.
이 정도로 순수하게 타오르는 예술에 대한 정열을 냉정하면서도 뜨겁게 그려낸 작품이 또 있었을까?

대개의 예술을 다룬 예술 작품들(특히 만화들)은
예술 입문(入門)의 두려움에 자체에 대하여서는
생략하거나, 작가 스스로가 별 고민 없이 그려내거나
혹은 주인공의 터무니 없이 뛰어난 재능에만 의존하여
주인공이 별 고민 없이 뛰어드는 것으로 그려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스바루는 다르다.
누구보다도 뜨겁게 고민하고
누구보다도 뜨겁게 예술의 세계로 한 발을 내딛는다.





2. 그들이 예술을 하는 이유:

예술이 데려가 주는 극도의 황홀경에 대하여


이렇게 잔혹하면서 또 고통스러운 훈련까지 요구하는 예술을 향해
주인공 스바루가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가며 달려가는 목적을
이 작품은 매우 간단하면서도 직설적으로 설명한다.
그것은 바로 그녀가 발레라는 예술을 향유하며 어느 순간 느끼게 되는,
매우 강렬한 "미칠듯한", "죽고 싶을 정도로 기분 좋은" 느낌 때문이다.

"죽고 싶을 정도로 기분 좋은 느낌"
바로 그 순간을 추구하며 미친 듯이 몰두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소다 마사히토 모든 만화의 주인공들의 공통점이다.

『스피드 도둑』(シャカリキ!, 1992~95) 의 주인공 테루,
『출동 119구조대』(め組の大吾, 1995~99) 의 주인공 다이고,
『카페타』(capeta, 2003~ ) 의 주인공 카페타
이들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두할 때 찾아오는
"죽고 싶을 정도의" 환희의 순간을 쫓아 미친듯이 매달린다.

『스피드 도둑』, 『카페타』의 주인공들은
각각 산악 자전거와 카레이싱이라는 극도로 위험한 스포츠에서
자신의 목숨을 내걸고 쾌락을 추구하며,
『출동 119구조대』의 주인공 다이고는
가장 위험한 화재현장에서 가장 최고의, 生의 절정을 경험한다.

이들은 모두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서 "절정"을 경험한다.
이들과 달리 스바루는 "예술"에서 그 순간을 경험하지만
작가가 그리는 그들이 경험하는 "그 순간"의  묘사에는 거의 차이가 없어보인다.
그 중 『스바루』와 가장 커다란 유사성을 보이는 『출동 119구조대』과의 비교를 통하여
"그 순간"에 대하여 상술해 본다.

가장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찾아오는 최고의 순간에 대하여
『스바루』에서는 "전류가 흐르는 순간" 혹은 "신이 내린 순간"이라고 표현하며
『출동! 119구조대』에서는 "최고로 살아있는 순간"이라고 표현한다.

"최고로 살아있는 순간"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실은 무섭도록 자신의 생명을 깎아먹는 일이다.
『출동! 119구조대』의 다이고는 더 큰 환희를 위해 점점 더 극도로 위험한 화재 현장 속으로 뛰어들어가며
『스바루』의 스바루 역시 그것을 위해 수십년에 걸쳐 소진해야 할 생명력을 
더 강렬한 퍼포먼스를 위해 단기간 안에 불태워 버리며 살아간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마약중독자처럼 "그 순간"의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극도의 쾌락을 좇아
죽음 속으로 자신의 몸을 던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을 단지 "아드레날린 중독자, 혹은 도파민 중독자"라고 볼 수는 없다.
(극한의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인 아드레날린과 도파민의 경험에 중독되어
일부러 자신을 극한 상황에 내던지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을 말한다)
『출동! 119구조대』의 주인공 다이고는
가장 위험한 화재만을 담당하는 "특별구조대"에 지원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특별구조대에서는... 맛 볼 수 있는 거야...
틀림없이 한가구조대의 몇 배나...
한가구조대에 있는 것보다 몇 배나 그 순간이...
최고로 살아있는 순간이...!!"
(『출동! 119구조대』(め組の大吾) 제12권)

전술한 것처럼 이들은
"죽음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는" 바로 그 순간에
"최고로 살아있는 순간"을 체험한다.
생의 진정한 의미를 갈구하며 자신을 내던지는,
누구보다도 죽음의 세계, 피안의 세계로 더 가까이 다가가
누구보다도 더 치열하게 생을 체험하고자 하는 
"구도자"와도 같은 모습을, 작가는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구도자의 태도는 발레를 대하는 스바루의 태도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스바루는 "성대하게 쏘아올리는 불꽃놀이"처럼 즐거운 힙합 댄스를 경험하고서도
"칼날 위를 걷는 것처럼" 엄격한 발레로 돌아온다.
그러면서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발레에는 (힙합과도 같은) 자유가 없어. 전혀 달라. 손이 1cm 어긋났다거나, 발등이 쫙 펴지지 않았다거나, 미쳐버릴 것만 같은 일도 아주 많아. 하지만, 정말로 아슬아슬한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듯한 춤이 완성되었을 때, 등줄기에 전율이 흐르는 듯한 느낌이 들어…!! 1년에 한 번 있을까말까 하지만, 그런 때는 아마도 전류가 텔레파시처럼 내 몸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발레는 거의 즐겁지 않아. 하지만 즐거움 그 이전에…, 1cm, 1mm의 달아나 버리고 싶어지는 바늘구멍 저편에, 무언가가 있어. 죽고 싶을 정도로 기분 좋은 것이…!!"

(『스바루』제3권)



단지 무한히 자유로운 표현 속에 자신을 내던지기만 하면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단순한 쾌감이 아닌,
극도로 엄격한 규율과 제한을 요구하는 발레 속에서 
극한까지 자신을 채찍질하고 담금질하였을 때 비로소 벼락처럼 찾아오는,
예술의 극한의 경지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해탈의 경지와도 같은, "종교적 법열(法悅)"과도 같은,
그러한 예술적 체험의 극치(極致)를 그녀는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스바루는, 
초인적인 열정과 재능으로 그러한 예술적 체험의 극치에 도달하였을 뿐만 아니라,
무려 "그 너머"까지도 우리에게 보여주게 된다. 
이에 대해서는 항목을 바꾸어서 서술한다.





3. 예술, 그 너머: 

예술은 인간을 어디까지 데려갈 수 있는가에 대하여


"예술은 과연 인간을 어디까지 데려갈 수 있는가"라는 주제는
예술에 의하여 한 번이라도 황홀경 혹은 경이감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했던 주제일 것이다.

예술은 단지 인간에게 마음의 평안이나 기쁨만을 주는 것이 아니다
예술은 인간을 정신을 잃을 정도의 황홀경에 빠지게 할 수 있고 (소위 "스탕달 신드롬")
인간을 광기의 노예로 만들 수도 있으며 (나치 혹은 소련 공산당의 "문예 선동")
또 소련의 영화감독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처럼
인간을 구원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예술을 추구한 이도 있었다.

그리고 여기, 예술의 또다른 극한을, 그리고 그 너머까지를 탐구한 작품이 있다.
바로 이 작품『스바루』이다.
이 작품에서 소다 마사히토는 
예술이 주는 극한의 환희를, 그리고 그 너머를 추구하며 
천재 발레리나들의 세계를 통해
예술이 주는 경험이 극한에 다다랐을 때, 그리고 그것을 뛰어넘었을 때
그 너머의 세계에는 과연 무엇이 있는가를 상상하여 보여주고자 한다.

필자가 과문한 탓이겠지만
이러한 형태로 예술의 극한의 보여줄 수 있는 것에 대하여 추구한 작품은 
서사 예술 중 이 작품 외에는 본 적이 없다.
누구도 가보지 못한 세계를 다루다보니 
이 부분에 이르러 이 작품은 다분히 SF나 환타지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예술의 세계를 진지하게 다루던 작품이 갑자기 환상의 세계를 다루게되니
당황스럽다는 느낌마저 들기도 하다.

그러나, 첨단의 과학을 끝까지 고찰하고 그 너머마저도 사유하는 것이 뛰어난 SF의 조건 중의 하나라고 한다면,
예술을 다루는 작품이 예술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고찰하는 것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며 오히려 이를 치열하게 탐구하는 이에게 있어서는
매우 참신하고 한편으로는 당연한 귀결로서의 시도라고 생각된다.
일반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평가되는
이 부분의 시도에 대하여 진지하게 평가하여 보고자 한다.

어쩌면 작가 역시 경험했을지도 모르는,
인류의 0.01%만 경험할 수 있다고 작품 속 인물들이 말하는 예술에 있어서 최고의 경험이라는 어떤 차원ㅡ
그리고 최고 엘리트 수준의 스포츠 선수들이 경험한다는 "Zone" 의 영역ㅡ
("Zone" : 스포츠 선수들이 극도의 집중 상태에 있을 때
두뇌의 집중력ㆍ정보 처리 속도 등이 극한에 달하여
자신이 집중하는 대상 이외의 정보들(소리, 색 등)이 사라져 버리거나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사물의 움직임이 매우 느리게 느껴지는 현상)

그리하여 최고 수준의 아티스트이기에
예술가의 초월적 경험과 스포츠의 "Zone" 에 모두 도달할 수 있는 이 발레리나들은
(작품의 주인공 스바루와 세계 정상의 발레리나 프리실라 로버츠)
퍼포먼스 도중 인간이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초월적인 경지에 도달하여
상식을 초월한 현상들을 보여준다.

음악 없이 오직 자신의 춤만으로 관객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경지를 보여주고 (프리실라)
자신이 퍼포먼스를 통해 도달하는 "Zone"의 경지를
자신의 관객들까지도 모두 체험하도록 만들며 (스바루)
같은 시간에 다른 장소에서 공연을 하던 두 사람이 (프리실라와 스바루)
공연 도중 서로 사이에 놓인 공간을 뛰어넘어 충돌하는 사건까지 벌어진다. 

이러한 환상적인 사건들의 묘사를 통하여 작가는
독자들로 하여금 
최고의 예술가들만이 도달할 수 있는 환상의 세계를,
그리고 그 너머의 세계까지도 체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스바루와 프리실라의 세계로, 그들의 퍼포먼스의 관객들 뿐만 아니라
만화의 독자들까지도 함께 데려가는 것이다.

이것은 작가의 예술에 대한 치열한 사유 끝에 도달한 묘사로서,
『미스터 초밥왕』등의 만화에서와 같이
"음식을 너무 맛있어서 눈앞에서 활화산이 폭발하거나 쓰나미가 덮쳐 온다" 등의
"요리"라는 "유사예술"를 통한 "극한을 넘어선 체험"을 보여주지만 
별다른 반성이나 고민없는, 관습적이고 황당한 묘사에 지나지 않는,
그러한 진부한 클리셰들과는 애초에 궤를 달리한다고 생각하며
만화의 새로운 표현영역을 개척한 매우 참신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만화에서 다룰 수 없었던
(그리고 오히려 만화였기 때문에 다룰 수 있었는지도 모를)
이러한 경지의 개척은 분명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것이었고
필자 역시 이 작품이 안겨주는 놀라운 체험에 열광했다.

그러나 이 만화는 독자들보다 너무 멀리 앞서나갔던 것일까.
작품이 이러한 경지를 보여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바루』는 2002년 제11권을 발간한 후 
5년간 연재 중단이라는 사태를 맞이하였었다.
이 점에 대하여는 항목을 바꾸어 서술한다.





Ⅶ. 스바루의 사랑, 그리고 연재 중단

누군가와 잠깐만 이야기해 보아도 그 사람의 인생의 대부분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하는 "천재 수학자"
(이 부분도 약간 환타지가 되기는 하지만
역시 인간을 넘어선 천재 아티스트 스바루와 좋은 짝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다)
"알렉스"의 등장으로 이 작품에도 로맨스가 등장한다. 

알렉스는 FBI의 수사관으로
뉴욕의 볼레로 공연으로 인해 수많은 추종자를 거느리게 된
스바루를 전담 마크하다 스바루와 애틋한 감정을 갖게 된다.


두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항상 생각하는 것이다.
"여기가 아니라도 상관없어. 추억이 담긴 장소도 없어. 타인을 사랑하지도 않아.
누구와 함께 있든 어쩐지 자신은 다르다는 위화감 뿐."
이라고.

어쩌면 자의식 강한 사춘기 소년소녀의 감상에 지나지 않는 생각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들은 정말 그렇게 살아왔다.
남들과 너무 달라 누구와도 진정 소통할 수 없었던 이들에게는 
너무 비슷한 서로를 만난 것이 인생에서 너무나도 큰 위안이었다.
마치 내일 죽을 사람처럼 언제나 절박하게만 살아왔던 스바루도
알렉스를 만나고 생에 처음으로 마음의 평화와 안식을 얻는다. 

그러나 그러한 알렉스로부터 마저도
"너와 난 살아가는 속도가 달라. 우리가 함께 같은 시간을 산다해도 서로가 조금씩 서로의 속도를 혼란시키고 말 거야.
너와 나의 만남은 아무 것도 낳지 않아.
난 너와는 걷지 않아."
라는 말과 함께
관계를 거부당하고 만 스바루는
미국에 있을 이유마저 잃어버리고
이민국에 자진 체포되어 미국을 떠난다.

그리고 만화는 "그들의 이름은 영원하리라."는 엉뚱한 말과 함께
연재 중단을 맞이하고 만다.

도대체 왜 연재가 중단되었던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나
필자의 의견으로는
작품이 연재 중이던 잡지의 독자들이 이 작품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프리실라와 스바루의 Zone의 영역에 돌입하면서 보여주는 이야기들,
그리고 스바루와 알렉스의 연애를 하는 건지 마는 건지 모르겠는 기묘한 사랑,
필자의 입장에서는 이런 소재와 묘사들이
분명 만화의 새로운 표현 영역을 개척하는 경지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하나
평범한 만화 독자들에게는 충분히 "이게 도대체 뭘 어쩌자는 건지 알 수 없는" 이야기로 비춰졌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대부분의 독자들의 반응도 그다지 좋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작가 소다 마사히토도 한계를 느껴 연재를 중단하게 된 것이 아닐까.

작가 홈페이지에서 작가가『스바루』에 대하여 기술하였던 내용을 보면 (http://www.sodamasahito.jp/main.html)
작가 자신은 이 작품을 재개하고자 하는 의욕에 충만해 있고
대개의 연재 중단들의 대부분의 원인이 되는 편집자와의 관계에서도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연재가 중단된 것은 작가의 문제, 혹은 작가와 편집자 간의 문제였다기 보다는
작품을 따라가지 못한 독자의 냉담한 반응으로 인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다만 지금 소다 마사히토는 연재 중단 후에도 『스바루』에 대한 열의에 불타고 있었고
다행히 이후 연재를 시작했던 『카페타』(capeta, 2003~ ) 도
작가가 낳은 최고의 인기작으로 꼽힐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기 때문에
작가가 마음만 먹는다면 처음에 공언한대로 작가가 30대가 지나기 전에
(그러니까 2008년 전에)
『스바루』의 연재를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었고
결국 작가는 2007년 8월에 연재를 재개했다.






Ⅸ. 나가며:『스바루』의 연재 재개

만약 『스바루』가 연재를 중단했던 것이
작품의 극단적 전개에 대한 독자의 냉담한 반응이 원인이었다고 한다면,
연재를 재개한 『스바루』의 후속작 『MOON』 역시
그 미래가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오랫동안의 준비 끝에 다시 이 작품으로 돌아온만큼,
작가가 독자와의 타협이라는 수단으로 이 작품을 이어나가기를
필자는 바라지 않으며,
작가 역시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본다.

작가가 타협이라는 쉬운 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작품에 대한 강한 확신으로 독자들을 설득하여 
결국 원하는 작품을 그려낼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맺는다.


(2007-09-30)




Ⅹ. 참조 자료


자료 1: 소다 마사히토 인터뷰

曽田正人 インタビュー


원문 출처 : http://www.bigcomics.shogakukan.co.jp/salon/room_32.html
번역 : 임준형


バレエをテーマにし、『ビッグコミックスピリッツ』に 大人気連載中の『昴スバル』。 この作品の単行本第1集がついに発売決定! これを記念し、作者・曽田正人さんに 作品誕生のエピソードや「天才」について聞いてみた。

발레를 테마로 하여 『빅 코믹 스피릿츠』에 대인기 연재중인 『스바루』. 이 작품의 단행본 제1권이 드디어 발매 결정! 이것을 기념하여 작가 소다 마사히토 씨에게 작품탄생의 에피소드나 "천재"에 대하여 물어보았다.


ㅡ 少年サンデーに連載した『め組の大吾』の主人公・大吾は、性格がわかりやすい人でしたが、この『昴』の主人公・すばるちゃんはもう少し複雑なようですね。

ㅡ 소년 선데이에 연재했던 『출동! 119구조대』의 주인공 다이고는 성격이 알기 쉬운 사람이었습니다만, 이 『스바루』의 주인공 스바루는 조금 복잡한 것 같습니다.


曽田 : 作品を描くときは「主人公はなぜこの道に入ったのか」ということに興味があるんです。『大吾』のときは、始めるときに自分の中での熟成が不足していて、なんでこいつは消防士でいたいのか、きちんと納得しないまま4年間、最後までやっちゃったんです。その反省があって、今度は、この子は絶対バレエでなくちゃ生きていけないんだというエピソードを最初に描きました。ただ最初はちょっと暗すぎて、面白いけどつらすぎる、とか言われましたけど。

소다 : 작품을 그릴 때에는 "주인공은 왜 이런 길로 들어선 것일까"라는 것에 흥미가 있습니다. "다이고"를 그릴 때에는, 시작할 때에 자신의 안에서 숙성이 부족했었기 때문에, 어째서 이녀석은 소방관으로 있고 싶은 것인가, 확실히 납득하지 못한 채 4년간, 최후까지 그려왔던 것입니다. 그것에 대한 반성이 있어서, 이번에는, 이 아이는 절대 발레가 아니면 살아갈 수 없다는 에피소드는 처음에 그렸습니다. 단지 처음은 너무 어두워서, 재미있지만 너무 괴롭다, 라는 등의 말을 들었습니다만.

ㅡ『昴』の構想はいつごろから? 

ㅡ 『스바루』 의 구상은 언제부터?

曽田 : 実は『め組の大吾』の前に「スピリッツ」の増刊号でバレエを描いたことがあるんです(*欄外参照)。そのとき、描いていてすごく楽しかったんで、バレエものはいつかやろうと思っていました。

소다 : 실은 『출동! 119구조대』를 그리기 전에 『빅 코믹 스피릿츠』의 증간호에서 발레를 그린 일이 있었습니다. 그 때, 그리면서 매우 즐거웠기 때문에, 발레물을 언젠가 해보자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ㅡもとバレエがお好きだったんですか?

ㅡ 원래 발레는 좋아하셨습니까?

曽田 : 以前は、そうでもなかったのですが……。テレビでパリ・オペラ座バレエか、英国ロイヤル・バレエかの特集をやっていたのを見たことがあったんです。その頃はバレエなんて全然興味なかったんですけど、入団試験の厳しさを取材した部分をやってて、これが半端なスポーツものより面 白い。それから天才と言われているシルヴィ・ギエムというバレエダンサーのインタビュー記事を読んだんですが、この人は自分にあまりにも才能があるものだから「才能のない人が一所懸命努力しているのを見るのはつらい」というようなことを言っていた。

소다 : 이전에는 좋아하지 않았었습니다. 텔레비전에서 파리 오페라좌 발레인가, 영국 로얄 발레인가의 특집을 하는 것을 본 일이 있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발레에 전연 흥미가 없었습니다만, 입단시험의 혹독함을 취재한 부분이 하고 있어서, 이것이 어중간한 스포츠보다 재미있다ㅡ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후 천재라고 불레우는 실비 기엠이라는 발레리나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습니다만, 이 사람은 자신에게 너무나도 재능이 있으니까 "재능이 없는 사람이 죽을 정도로 열심히 노력하는 것을 보는 일은 괴로워요"라는 등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ㅡ すごいことを言いますね。

ㅡ 굉장한 말을 하는군요.

曽田 : そのインタビューがあんまり強烈だったもので「こんな偉そうなことを言うヤツって、どんな人となりなんだろう」って好奇心が湧いて。機会があったらこの人を観に行きたいなと思ってたら、ちょうど来日したんですよ。

소다 : 그 인터뷰가 너무나도 강렬했기 때문에 "이런 엄청난 말을 하는 녀석은, 어떤 사람인 걸까"라고 호기심이 동해서, 기회가 되면 이 사람을 보러 가고 싶다고 생각했더니, 마침 일본에 방문하더군요.

ㅡ 実際ご覧になってみて、いかがでしたか?

ㅡ 실제로 보셨더니, 어떻던가요?

曽田 : やっぱりすごかったですね。演目は『眠れる森の美女』だったんですけど、もう30歳くらいなのに、本当に16歳のオーロラ姫になって、転がるように舞台に出てきた。スゲーやこりゃ、あんな偉そうなことを言うだけのことはあると思った。初めて彼女を観たのは、漫画家になってからの話ですから、6年ぐらい前ですかね。それからちょこちょこ観に行っているうちにだんだんハマッて、やがて大ファンになった(笑)。この人がいなかったら、バレエの漫画なんて描こうとは思わなかったでしょうね。

소다 : 역시 굉장했습니다. 작품은 "잠자는 숲속의 공주"였습니다만, 이제 30세 정도 인데도, 정말로 16세의 오로라 공주가 되어서, 굴러가듯이 무대에 등장했습니다. '이거 굉장하구만! 이거 그런 엄청난 말을 할 정도는 되는 걸'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으로 그녀를 본 것은, 만화가가 되고 나서의 일입니까, 6년 정도 전의 일이군요. 그때부터 조금씩조금씩 보러가는 사이에 점점 빠져들어서, 마침내 광팬이 되고 말았습니다. (웃음) 이 사람이 없었으면, 발레 만화같은 건 그릴 생각도 하지 못했을 겁니다.

ㅡ日本のバレエはいかがですか?

ㅡ 일본의 발레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曽田 : いろいろ観に行きましたよ。漫画の役に立つと思って、バレエ学校の学校公演も観に行ったんです。生徒さんがやるやつを。こまめに観に行ってみると、まだバレエ学校に通っている段階の人たちだから、これからどうなるかわからないわけですけど、やっぱり目につく人はいて。

소다
: 여러 공연에 보러 갔었습니다. 만화게 도움이 되겠지라고 생각해서, 발레학교의 학교공연에도 갔습니다. 학생들이 하는 공연말예요. 열심히 보러다녔더니,  아직 발레학교에 다니고 있는 단계의 사람들이니까 이제부터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만, 역시 눈에 띄는 사람이 있더군요.

ㅡ 気になる存在?

ㅡ 신경쓰이는(주목되는) 존재?

曽田 : ルックスは基本的にみんないいから、それ以外の何かが気になる。プロの公演を観る以上にインスピレーションを刺激される人がいるんです。なんというか、目つきが。プロのダンサーもすごいんですけど、それとはちょっと違う意味で。

소다 : 외모는 기본적으로 모두 뛰어나니까, 그것 이외의 무엇인가가 신경쓰인(주목된) 거죠. 프로의 공연을 보는 것 이상으로 인스피레이션(영감)을 자극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뭐랄까, 눈빛이요. 프로 발레리나도 굉장합니다만, 그것과는 조금 다른 의미로요.

ㅡ 特別な雰囲気があるんですね。

ㅡ 특별한 분위기가 있는 거로군요.

曽田 : たとえば、主役が一人いて、周りにコール・ド・バレエっていう群舞の女の子たちがいるわけですけど、たまたま持っていたオペラグラスで見たら、その群舞の中に目つきのすごい子がいた。とてもきれいな子なんだけど、周りで踊ってて、真ん中の主役のヤツを見ている目つきがちがうんです。いつか絶対こいつに取って代わってやろう、みたいな。

소다 : 예를 들면, 주역이 한 사람 있어서, 주변부에 "코르 드 발레"라는 군무를 추는 여자아이들이 있는 것입니디만, 때때로 가지고 있던 오페라 글라스(오페라를 볼 때 쓰는 망원경)로 보고 있으면, 그 군무 속에서 눈빛이 굉장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매우 예쁜 아이입니다만, 주변부에서 춤추고 있어서, 한가운데의 주역인 아이를 보고 있는 눈빛이 다른 겁니다. 언젠가 절대 이 녀석 대신 가운데에서 추고 말겠어, 라고 말하는 것 같은.

ㅡ 伝わってくる気迫が違う。

ㅡ 전해져오는 기백이 다르다!

曽田 : 僕の思い込みかもしれないけど、そこにすごく刺激を受けて。やっぱり周りで踊っている人たちは、心の中ではそういうふうに思っているんだろうな。それが目に出ている子はすごい。主役が踊ってて、周りは休んでる状態があるでしょう。そのときの目つきが、ただごとじゃない。これを漫画で描きたいなって思ったんです。

소다 :  저 자신의 감정에 의한 해석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것에 굉장히 자극을 받아서요. 역시 주변부에서 춤추고 있는 사람들은 마음 속에서는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구나, 그것이 눈에 드러나고 있는 아이는 대단해. 주역이 춤추고 있고, 주변부는 멈추어 있는 상태가 있잖아요. 그 때의 눈빛이, 보통내기가 아닌 거예요. 이것을 만화로 그려보고 싶다 ㅡ 라고 생각했습니다.

ㅡ すばるちゃんも、いつか世界で活躍するんでしょうか。

ㅡ 스바루도, 언젠가 세계에서 활약하는 겁니까?

曽田 : 僕はパリ・オペラ座がいちばん好きなんですよ。その頂点に立つエトワールというスター・ダンサーが15人くらいいるんですが、そこにすばるちゃんをぶち込みたいとは思っているんです。でも実際には、オペラ座のエトワールには外国人はなれない。だけど、あり得ないと言われれば言われるほど、漫画で描く意味はあるなと(笑)。あり得ないと言われることに、どんな偶然や奇跡が重なっていけばあり得るようになるのか。それを描くと面 白いなぁと思っているんですけど。

소다 : 저는 파리 오페라좌를 가장 좋아합니다. 그 정점에 선 에트와르라고 하는 스타 발레리나가 15인 정도 있어요. 그곳에 스바루를 밀어넣고 싶다고 생각하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오페라좌에 에트와르는 외국인은 될 수 없습니다. 그래도, 불가능하다고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만화로 그리는 의미가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웃음) 불가능하다고 말해지는 일이, 얼마만큼의 우연과 기적이 겹쳐지면 가능하게 되는 것일까. 그것을 그리면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曽田 : 伝記や自伝とかが好きなんで、バレエダンサーの伝記なんかもいっぱい読んだんですけど、やっぱり踊りにかけている人って、なんかあるんですよ、ヘンなところが。どこか壊れているような、突き動かされる何か、とか。

소다 : 전기나 자서전을 좋아해서, 발레리나의 전기 등도 몽땅 읽었습니다만, 역시 춤추는 사람이란 건, 뭔가 있어요, 이상한 점이랄까. 어딘가 망가져있는 듯한, (가슴에) 부딪쳐 오는 무언가랄까.

ㅡ たとえばどんな?

ㅡ 예를 들면 어떤?

曽田 : 僕が好きなジョルジュ・ドンというアルゼンチン生まれのダンサーがいるんですけど、ベルギーのベジャールに憧れて、その情熱ひとつで船に乗り込んで行っちゃうんですね。そういう普通 じゃない人が多くて。特に『昴』の場合はフィクションだから、すばるちゃんを激しくぶっ壊したい。ちょっとつらい話だけど、ぶっ壊れるエピソードをやりたいと思って。たとえば、双子の弟の和馬くんの前で踊ったのは、つらかったんだけど、そこには何かを伝えられたときのカタルシスもある、というふうに。つらいのと同時に、たぶん快感も知ってしまったので、和馬くんがいなくなって踊る必要がなくなっても、もうやめられなくなる。

소다 : 제가 좋아하는 "죠르쥬 동" 이라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발레리나가 있어요. 베자르를 동경해서, 그 정열 하나로 배에 숨어타고 찾아가 버리는 거예요. 그런 보통이 아닌 사람이 많아요. 특히 『스바루』의 경우는 픽션이니까, 스바루를 격렬하게 망가뜨려 버리고 싶어요. 조금 괴로운 이야기입니다만, 망가지는 에피소드를 그리고 싶다고 생각해서. 예를들면 쌍둥이 동생인 카즈마 군의 앞에서 춤춘 것은, 괴로웠지만, 거기에는 무언가를 전할 수 있었을 때의 카타르시스가 있어, 라는 식으로요. 괴로운 것과 동시에, 아마 쾌감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카즈마 군이 없어져서 춤출 필요가 없어져도, 그만둘 수 없게 된다.

ㅡ そういう意味では、大吾や『シャカリキ!』のテルもぶっ壊れているといえますね。壊れていて初めて天才といえるのかな。

ㅡ 그런 의미로는, 다이고나 『스피드 도둑』의 테루도 망가져 있다고 말할 수 있군요. 망가져 있어야 비로소 천재라고 말할 수 있는 걸까요.

曽田 : うちの担当さんと「気まぐれな天才というのは基本的にはあり得ないのではないか」という話になったんです。そういう人は才能があるように見えても、何かを完成させようという執着に欠けているのではないかと。どんな世界においても「絶対にやり遂げるぞ」とか「完成させるぞ」という執念を持っている人が、実は天才なんじゃないかな。

소다 : 우리 편집자와 "제멋대로인 천재라는 건 기본적으로 있을 수 없는게 아닐까"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 사람은 재능이 있는 것처럼 보여도, 무언가를 완성하겠다는 집착이 결여되어 있는게 아닌가 하구요. 어떤 세계에 있어서도 "절대 해내고 말겠어"라든가 "완성시키고 말겠어"라는 집념을 가진 사람이, 실제로 천재가 아닐까요.

ㅡ なるほど。

ㅡ 과연 그렇군요.

曽田 : 本物の天才というのは、たぶん、才能があると同時に、それを無駄にするのは罪悪だとわかっていると思う。だから必死で努力する。たとえばイチローや、F1レーサーのアイルトン・セナなんかは、自分の才能がいかに価値あるものかをわかっているから努力をやめない。そんな気がして仕方がないですね。

소다 : 진짜 천재라는 건, 아마, 재능이 있는 동시에, 그것을 낭비하는 일은 죄악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필사적으로 노력하죠. 예를들면 이치로나, F1 레이서인 아일톤 세나 등은, 자신의 재능이 얼마나 가치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노력을 멈추지 않아요.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ㅡ すばるちゃんはどうでしょう?

ㅡ 스바루는 어떤가요?

曽田 : ダンスの才能はもちろんあるんだけど、ダンスを完成させるんだというその執着がすごい。そういう執着のすごさ、あきらめないことの大切さというようなものを、この漫画を通して、今の世の中に向けて言いたくてしようがないという部分もあるんです。ただ、思い入れが強すぎて、担当さんに力入りすぎって言われることがありますけど(笑)。

소다 : 발레의 재능은 물론 있습니다만, 발레를 완성하겠어 라는 집착이 대단합니다. 그런 집착의 강함, 포기하지 않는 것의 소중함이라는 것을 이 만화를 통해, 지금의 세상을 향해서 말하고 싶어서 어쩔 줄 모르겠어 ㅡ 라는 부분도 있습니다. 다만, 감정이입이 너무 강해서, 편집자로부터 힘이 너무 들어가 있다던가 하는 말을 듣습니다만 (웃음)

ㅡ 作業の手順は?

ㅡ 작업의 순서는?

曽田 : ネームの時間がいちばん苦労します。順調にいけば2日ですけど、3日かかるときもあります。ネームに3日かかれば、絵を2日か2日半で仕上げなくちゃいけないわけで、そんなときは苦しくて苦しくて「もう今週はダメ。落ちるかもしれない」とよく思うし、今週は流れを逃してしまったかもしれない、と思ったりもする。そこから一所懸命に直して、意外と良くなったりする週もあるし……。これは苦労をしなきゃいけない漫画なのかもしれませんね。『め組の大吾』は、軽く描ける回もあったんですけど(笑)。

소다 : 콘티 작업이 가장 고생스럽습니다. 순조롭게 가면 2일 걸립니다만, 3일 걸릴 때도 있어요. 콘티에 3일 걸리면, 그림을 2일이나 2일 반만에 그리지 않으면 안되어서, 그런 때는 너무 괴로워서 "이제 이번 주는 글렀어. 펑크날지도 몰라"라고 자주 생각해서, 이번주는 흐름을 놓쳐 버렸는지도 몰라, 라고 생각하거나 합니다. 거기에서 굳건히 마음을 고쳐먹고, 의외로 잘 되는 주가 있기도 하고. 이것은 고생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만화인지도 모르겠어요. 『출동! 119 구조대』는 가볍게 그리는 주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웃음)

ㅡ 描くのが、かなりきつい?

ㅡ 그리는 일이 꽤 힘든가요?

曽田 : 日程的にはすごくきつい。でも苦しいけど楽しい! 仕事という感覚じゃなくて、楽しくて仕方ないんです。これまで他の作品を描いているときにはうまく言えなかったことがたくさんあるんだけど、今は、力が入りすぎだと言われても、毎週言いたいことを言えてますから。

소다 : 일정 상으로는 상당히 힘듭니다. 그래도 괴롭지만 즐거워요! 일이라는 감각이 아니라, 즐거워서 견딜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이제까지 다른 작품을 그리던 때에는 잘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힘이 너무 들어가 있다는 말을 듣더라도, 매주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표현하고 있으니까요.

ㅡ すばるちゃんのこれからの運命をちょっとだけ教えてください。

ㅡ 스바루의 이제부터의 운명을 조금만 가르쳐 주십시오.

曽田 : 執着する才能をどんどん見せつけてくれるんだけど、基本的にバランスの悪い人。私生活がすさんだり、不幸になればなるほど、バレエは妖しく輝いていく気がします。

소다 : 집착하는 재능을 점점 발견해가지만, 기본적으로 밸런스가 나쁜 사람입니다. 사생활이 혼란스러워지거나 , 불행해지면 불행해질수록, 발레는 요사스럽게 빛나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曽田正人 (そだ まさひと, 소다 마사히토)

1968年、横浜生まれ。子供の頃から大の漫画好きで、8ページの自家製豆単行本を150巻作ったりしていた。高校時代、小学館「少年ビッグ」への持ち込みが入賞。大学を中退し、アシスタントをしながら苦労を重ねる。下積み時代を経て、自転車に取りつかれた少年を描いた『シャカリキ!』、消防士を描き小学館漫画賞を受賞した『め組の大吾』が大ヒット。現在、「スピリッツ」に『昴』を連載中。

1968년생, 요코하마 출생, 어린 시절부터 만화광이어서, 8페이지의 자가제작 단행본을 150권 그렸다고 한다. 고교시절 소학관 『소년 빅』에 투고한 것이 입상. 대학을 중퇴하고 어시스턴트를 하면서 노력을 쌓아간다. 어시 시절을 거치고, 자전거에 미친 소년을 그린 『스피드 도둑』, 소방관을 그려 소학관 만화상을 수상한 『출동! 119구조대』가 대히트, 현재, 『빅 코믹 스피릿츠』에 『스바루』를 연재중이다.




자료 2: 모리스 라벨 작곡, 발레 [볼레로] (Bolero, 1928) 영상클립

작품 중 스바루와 프리실라 로버츠가 추었던
모리스 라벨 작곡의 발레 [볼레로] (Bolero, 1928)의 영상클립들 입니다. 





호르헤 돈 (Jorge Donn)




마야 플리세츠카야 (Maya Plisetskaya) Part 1





마야 플리세츠카야 (Maya Plisetskaya) Part 2





모리스 베자르 (Maurice Bejart)





모리스 베자르 (Maurice Bejart) Last p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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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kisnelis 2007/10/02 23:59 #

    이번 글은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저도 스바루를 몹시 좋아합니다. 딴에는 창작일을 하고 있는 터라, 스바루를 읽으며 많이 공감했죠. 특히 이 일 하는 사람들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신이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한다는 것에 공감했는데... 문제는 공감은 했지만 제 재능은 그 정도는 아직 안되더라고요^^;; 모짜르트가 아닌 살리에리라도 열심히 하렵니다~
  • imjohnny 2007/10/03 11:27 #

    kisnelis /
    오오 kisnelis님도 스바루 좋아하셨군요 +_+
    사실 모차르트가 비정상인 거죠 =_=
    열심히하는 살리에리도 아름답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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